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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넬 메시의 위대한 탈출 - 코파 아메리카 2019



리오넬 메시의 위대한 탈출 - 코파 아메리카 2019


리오넬 메시는 두개의 삶을 살고 있다. - 좋은 삶과 좋지 않은 삶. 한쪽에서 메시는 신적인 존재다. 그는 역사상 최고의 축구 선수라고 불리우며 모두의 찬양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가 반대편에 설 때면 그는 동정과 경멸의 대상이 되곤 한다. 역사상 그 누구보다 뛰어나다고 평을 받고 있는 메시는 그의 팀이 좋지 않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때면 그는 실패에 대한 모든 비판을 한 몸에 받는다. 이번 여름 메시와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쉽지 않은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 이유는 메시의 발목을 예전부터 지속적으로 잡던 코파 아메리카 때문이다. 지난 코파 아메리카 대회에서 이미 실패를 맛봤던 메시는 29살의 나이에 돌연 대표팀 은퇴 선언을 하기도 했었다. 이러한 메시의 아킬레스 건은 아르헨티나의 지속적인 국제 대회 실패와 전부터 조성되었던 상황들이 하나로 모여 팬들의 반응으로 이어 졌기 때문에 형성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반응들이 전부 좋지만은 않았다.

아르헨티나인들은 대게 축구에 미쳐 있다. 아르헨티나 축구의 진정한 맛을 알려고 하는 것은 마치 짐승들이 수두룩한 산골짜기에 들어서는 것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이는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팀을 배제했을 때의 얘기인데, 국가 영웅인 마라도나를 칭송하기 위해 교회까지 세워진 사실을 감안한다면, 아르헨티나인들이 축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마라도나라는 이름과 존재는 메시의 그림자 마냥 항상 따라다닌다. 좋은 삶에서의 메시는 대게 마라도나와 동급 혹은 뛰어넘는다 라는 평가를 종종 받는다. 슬프게도 이와 반대의 삶 속에서의 메시는 마라도나의 축구화 끈조차 맬 자격이 없는 사람으로 취급 받기도 한다.

여기서 지속적으로 되풀이되는 문제는 메시가 마라도나의 뒤를 이어 아르헨티나를 대표하고 있기 때문에 항상 많은 이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성공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아르헨티나인들에게 있어 축구의 기준은 마라도나 라는 것이다. 제 2의 마라도나로서 엄청난 실력을 매년 보여주고 있는 메시지만 국가 대항전만큼은 아쉬운 면이 있다. 만약 메시가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로서 뉴 마라도나라는 타이틀에 먹칠 하지 않으려면 마라도나의 업적보다는 더 뛰어난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다면 과연 넥스트 마라도나는 무엇일까? 마라도나처럼 뛰어난 선수가 될 수 있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선수들은 수두룩하다. 하지만 모두의 재능이 빛을 발하기에 축구라는 종목은 결코 호락호락 하지 않다. 축구선수로서 위대한 유산을 남기는 일은 보기보다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여태껏 뉴 마라도나라고 칭송받던 아르헨티나의 프랑코 디 산토, 후안 리켈메, 하비에르 사비올라조차 결국 그 명성에 따라가진 못했다. 아직까지 메시가 알 수 없는 어떠한 이유로 마라도나의 기준에 미치지 못해도, 그가 그 명성에 가장 가깝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마라도나만이 메시와 비교되고 있는 선수는 아니다.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와 메시는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세계 최고의 타이틀을 놓고 경쟁할 것이다. 근래의 활약을 다시 살펴본다면 메시가 불리할 수도 있다. 호날두는 최근 4번의 챔피언스리그에서 3번이나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지난 3년간 발롱도르 투표에서도 메시를 앞질렀다. 비록 호날두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조기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지만, 이번 여름 또 하나의 국제대회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바로 첫 발을 내딛은 유럽 네이션스리그이다. CR7과 그의 포르투칼 동료들은 결승에 진출해 네덜란드를 꺾고 유로컵이 아닌 또 하나의 우승컵을 선물했다.

열정적인 축구팬이라면 이러한 메시에 대한 논란을 수도 없이 들어봤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이전과 비교해 보았을 때 어떤 점이 다를까? 클럽 레코드를 살펴보자면 바르셀로나는 훌륭한 선수들이 항상 즐비하기 때문에 축구의 신이라고 불리우는 리오넬 메시조차 몇 년의 기다림 끝에 팀의 주장이 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메시가 주장으로써 한 첫 연설은 친숙하지만 예상 밖이었다.

"저희는 저희가 가진 전부를 쏟아 부어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캄프누로 다시 가지고 올 것입니다" 라고 메시는 말했다.

메시가 이와 같은 약속을 한 배경엔 바르셀로나의 이중생활이 위치하고 있다. 라 리가에서의 바르셀로나는 그 누구도 쉽사리 꺽지 못하는 거대한 장벽과도 같은 존재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챔피언스리그에서의 바르셀로나는 시즌이 거듭할 수록 모두에게 실망감만 안겨주는 성적표를 보여줬다. 이러한 행보가 지속적으로 이어져 오던 것도 아니다. 가끔씩 미끄러질 때도 있었지만 바르셀로나는 어린 시절 메시의 활약과 함께 다수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차지했었다.

하지만 메시가 팀의 리더로서 자리를 잡을수록 전과 같은 성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메시의 발언은 지난 몇년간의 팀이 맞이했던 암흑기를 대변하기도 한다. 2018 챔피언스리그의 같은 경우 바르셀로나는 3골차 우위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약체인 로마에게 패배했다. 마찬가지로 올해도 바르셀로나는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3골차 리드를 지켜내지 못한 채 탈락했다 이로 인해 바르셀로나의 팬들은 이번 시즌 리그 우승 세레모니를 앞두고도 팀을 비난했다.

많은 이들의 기대속에 출전한 코파 아메리카에서 메시는 이 모든 논란을 지워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슬프게도 브라질과의 4강전에서 2대0이라는 스코어로 패배하고 말았다. 전세계의 축구 언론사들은 메시가 마라도나처럼 아르헨티나를 정상으로 이끌지 못했다는 악의적인 기사들을 쏟아낼 것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메시는 현재 이러한 이야기들을 듣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지속적으로 이러한 이야기들이 거론된다면 그 누구라도 신경 쓰일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이런 반응들은 메시의 짜증스러운 리액션만 야기할 뿐이다.

이 모든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코파아메리카의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것은 메시에게 너무나도 중요한 일이었다. 만약 브라질을 꺾고 결승에 진출해 우승컵을 손에 넣었다면, 메시와 그의 동료들은 그 누구에게도 비난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메시는 우승에 실패했고, 지난 시즌에 대한 실망감을 해소시키는데 실패했다. 일생일대의 기회를 눈앞에서 놓쳐버린 셈이다. 리오넬 메시와 아르헨티나의 도전은 또 한번 더 미뤄지게 되었다.

By Seho Park of Goal Studio.